[클레이 질문카드 - 머니편]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2018년 문재인 정부 예산은 429조원, 2017년에 비해 7% 상승한 예산이라고 한다. 그 중 '복지' 예산은 146.2조 전체 예산의 34%이다. '교육' 예산은 64.1조원으로 14.9%이다. 복지와 교육을 합해서 200조원 정도이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SOC 사회간접자본 예산은 줄이고 복지, 교육, 일자리 부분에 예산을 늘렸으며, 늘린 예산으로 '스포츠 프로그램 확대, 실종 예방·신속발견, 청소년 권익보호, 중소기업 영마이스터 계약학과, 공공육아나눔터 운영확대, 저소득층 아이돌봄 서비스 확대에 편성된다고 한다. '사람'에 투자하는 복지, 교육 예산이 편성되었다.

성남 이재명 시장은 개발로 생긴 불로소득을 시민들에 지역 상품권 18만원으로 돌려주는 시민배당을 돌려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지급되는 시민배당 정책이다. 기사를 찾아보니 시민배당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 스티글러와 제임스 토빈, 밀튼 프리드먼은 1960년부터 기본소득이나 이와 유사한 최소 보장소득, 마이너스 소득제를 제안했다(오마이뉴스, 18.2.14., 심혜진). 복지 정책은 소득이 생기면 혜택을 줄이기에 노동을 하지 않으려 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하지만, 기본소득은 노동+추가수입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노동을 그만할 이유가 없으며 기본소득이 보장된다면 오히려 창작활동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같은 경우도 10년을 직장에서 근무했는데, 계속 비정규직이었다. 평생교육사라는 자격증을 가지고 취업을 했는데, 책임은 많은데 비해 권리는 없었다. 정규직 직원보다 더 강도높은 노동을 했음에도, 그리고 혼자서 다 해야하는 입장에서도 정규직 직원이 보너스를 받을 때 나는 제외되었다. 계약직이다 보니까 보이지 않는 무시도 존재하고, 일을 하기 위해 요구하는 것들이 무시되기도 했다. 나의 경우에 비정규직이던, 정규직이던 근무 형태는 크게 상관하지 않았으나(왜냐하면 거기서 오래 일할 생각을 하지 않았으니까), 다른 직원들과의 미묘한 무시(?)같은 것들이 나를 힘들게했다. 직장 상사는 그런 약점을 더 파고들어 더 사악하게 일을 시키고, 윽박질렀다. 근무 환경이 크게 나빴던 것이다.

그리고 과감하게 창작활동으로 전향했다. 책을 쓰고, 강의를 하고, 독서토론을 하고,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다. 기존 지배계급의 매카니즘에서 나와 인간성을 회복하고 싶었다. 내가 필요한 건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것이었다. 일을 그만 두니 소득이 없어서 그 동안 모아두웠던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돈이 다 떨어져가니 창작활동과 상관없은 아르바이트 자리에 눈이 돌아갔다. 하루에 반나절이라도 일하면...그런데 안다. 일을 하는 순간 창작활동을 하기란 힘들다는 것. 일과 창작활동을 겸직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만약 기본소득이 있다면 이런 딴생각을 하지 않고, 창작활동에 더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복지의 경우 수입이 생기면 혜택을 못받기에 일을 하지 않으려는 현상이 생긴다. 이는 노인, 어린이 계층에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처럼 20~40대의 사람들은 한창 일할 나이이다. 만약 복지를 받을려면 자기계발 역시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기본소득을 받는다면 자기계발을 계속할 수 있고, 내가 수입이 생겨도 받는 것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더 열심히 일하고, 창작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지역 상품권으로 지급된다면 지역경제활성화도 되지 않을까?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의 경우  성남의 이재명 시장님처럼 투명하게 사용된다는 전제가 먼저 선행되어야 증세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부 복지 혜택을 받을 때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에서, 대기업이 고객을 대하듯이 서비스를 시행한다면 50% 세금을 내도 찬성할 것이다. 왜냐하면 일단 의료보험의 경우 사보험을 내고 있는데 우리 수입의 반절 정도가 보험료이기 때문이다. 만약 질높은 무상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이 돈이 공공으로 활용되는 게 일반인 입장에서 좋을 것이다. 물론 사기업에서 엄청난 로비를 통해 못하게 하겠지만 ^^

또한 수요자 중심의 무상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증세에 대한 거부감이 없지 않을까? 일단 중학교 이상부터 교육은 문화센터 교육처럼 백화점식으로 나열되고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때 무조건 공짜가 아니라 교육 바우처가 발급되어 그 안에서 사용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수강료 무료인 강좌와 수강료가 있는데 바우처 카드로 결제한 느낌은 책임감과 관리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리고 있는 교육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돌봄기능이 강화되어야한다. 아이를 공부시키는 것보다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그래서 초등교사, 돌봄교사, 자원봉사자 등 1인 5인 정도의 돌봄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미술, 음악, 무용, 동화책 읽기 등 예체능과 감성을 표현하는 위주로 돌봄기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고학년의 경우 빠르면 사춘기가 오기도 하고, 성별이 구별되며 전두엽이 발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기초 학습이 강화되어야 한다. 국어, 영어, 산수, 한자 등 학습의 기본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루하지만 기초를 다지는 단계로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학생의 경우에는 좀 더 심화과정의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암기를 기본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활동이 되어야 한다. 단순한 4지선다형 문제찍기가 아니라 독서토론, 글쓰기, 그림그리기 등과 백화점 문화센터 식 방과후 교실로 자신이 선택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등학생의 경우 지역사회와 좀 더 연계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일단 중학생과 멘토, 멘티를 연결해 공부를 가르쳐주는 시스템, 문제해결 프로젝트 수업, 직업체험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경우 학교만의 힘으로는 조금 힘들고 지자체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의 자원과 청소년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대학생의 경우 정말 연구를 하고 싶은지, 취업을 하고 싶은지에 따라 투 트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대학은 취업사관학교로 전락한 지 오래이다. 사실 학부생이 연구를 하고 싶어서 대학에 간 경우가 얼마나 될까? 일부 상위 1% 빼고는 거의 취업이 목적일 것이다. 그러므로 대학은 옛날 학문보다는 기업과 연계하여 기업에서 요구하는 기초 교육부터 응용 교육, 현장 실습까지 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평생교육 분야에서 선취업, 후진학이 답인 것 처럼 말하고 있지만 대학교수 자녀나 사회 지도층의 자녀들을 이렇게 보낼 것인가? 아니라고 본다. 국민 정서상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사람취급도 못받는 현실에서 대학을 갈 수 있게 지원을 하되, 대학에서 배우는 내용이 과거 1960년대 학문이 아니라, 앞서가는 지식과 지술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이 그런 곳이 아니라고 하는 교수님들이 계시겠지만, 우리나라 대학에서 정말 질적으로 질 높은 연구를 하시는 교수님들이 얼마나 계시는지? ^^ 40년을 한 단어 개념을 발견하기 위해 자신의 평생을 바치시는 분은 거의 없지 않은가? 미국에 있는 대학원서 번역하는 수준에서 자신들의 권위를 얼른 내려놓으셨으면 좋겠다. 교직원과 대학교수를 위한 대학이 아니라 학생을 위한 교육을 하는 대학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경우를 보면 일을 하다가 비로서 궁금증이 생기고, 대학원에 진학해 연구를 하고자 하는 것 같다. 물론 졸업장 때문에 가는 분들도 계시지만 ^^ 어쨋든 내 경우에도 학부보다 대학원에서 좀 더 주도적으로 공부하긴 한 것 같다. 그런데 일하면서 해야해서 제대로된 연구가 안되는 건 사실이다. 연구를 제대로 하려면 풀타임 학생으로 논문을 죽어라고 보고, 책을 죽어라고 읽어야 되는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아쉽다. 

그래서 대학원 생,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생계 걱정을 하지 않고, 연구를 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 기초학문이 좀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기본소득 방향으로 복지 확대를 한다면, 그리고 비리가 없다면, 투명하게 사용된다면, 증세를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돈을 벌고 싶은 이유는 돈을 쌓아두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돈의 순환 흐름을 만들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필요한 만큼의 돈이 평생 계속 나온다면 생계와 상관없이 연구활동, 창작활동을 계속하고 자원봉사도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TAGS.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