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질문카드 - 머니편] 당신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주된 감정은 무엇일까요?

시발비용이란 게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아 지출하게 된 비용을 뜻한다. 우리는 신기하게도 슬프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비를 통해 행복을 찾고 싶어하는 묘한 습성이 있다. 머리가 복잡하면 복잡할 수록 일상을 떠나 여행을 가고 싶어한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마구잡이로 명품을 사들이는 현상도 볼 수 있다. 나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발비용으로 꽤 많은 돈을 썼다. 특히 L사에 근무할 때는 업무 스트레스, 대인관계 스트레스에 직원할인이라는 돈 쓰기 좋은 환경에 있다보니, 월급은 그냥 내 통장에 묻어가는 돈이었다.

사람은 왜 슬픈 감정을 느끼면 돈을 쓰게 될까? 우리 뇌는 슬픔 감정을 다시 행복한 상태로 되돌리고 싶어한다. 그때 빠르게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은 갖고 싶은 것을 갖게 해주던가, 술을 먹어 슬픔을 느끼는 뇌부위를 마비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그때 뿐이라는 것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행복하게 살면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행복한 상태에서는 물질로 채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진정 행복할 때는 언제인가?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타인과 신뢰할 수 있으며 공동체에 헌신해 내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느낄 때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일을 할 때보다 일을 그만두고 나를 찾아가면서 행복해지고, 소비를 안하게 되었다. 티비보다 책을 보고, 글을 쓸때가 행복하였다. 토론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생겼을 때 행복하다.

지금 내가 돈을 쓰는 기준은 '이 소비로 인해 부가가치가 생기는가?'이다. 부가가치가 생기는 것 같지 않다면 소비하지 않는다. 그래서 300만원이 생겼을 때 노트북 vs 명품가방 중 노트북을 샀다. 글쟁이인 나에게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은 최신형 노트북이다.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블로그를 하고, 정보를 찾고, 소통하기 때문이다. 노트북이 좋으니 글쓰기도 더 재미있어졌다. 만약 내가 명품 오덕이어서 명품에 대한 글을 쓰고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면 명품을 사도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부를 창출하는 방법이다. 시발비용을 쓰지 않아도 되고, 에너지를 뺐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단련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예전에 티비는 바보상자라는 말이 있었다. 대학생일때의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래도 TV가 있기에 세상과 연결될 수 있고 사람들과 공통의 주제로 이야기를 할 수있기 때문이다. EBS같은 좋은 프로그램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은 TV는 바보상자라는 말에 동의한다. 왜냐하면 TV는 광고이기 때문이다. 광고는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 교묘하게 욕망을 자극한다. 그리고 찌질한 너희들. 우리 상품을 쓰지않으면 계속 찌질하다라는 메시지로 가득하다. 우리 제품을 쓰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협박도 즐겁게 포장되어 있다.

그래서 그냥 아무생각없이 TV를 틀어놓는 것은 마케팅의 제물이요. 나의 자존감을 깎아먹는 행동이다. 행복을 지키려면 TV를 꺼야한다. TV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갑을 열게 만드는 주된 감정은 '슬픔'이다. 그리하여 대기업들은 당신들에게 계속해서 '슬픔'을 주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 그 '슬픔'에 농락당하지 않는 것이 '자본주의'시대를 똑똑하게 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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